[여인선이 간다]중독되면 전파한다…20대가 말하는 마약

2022-10-21 279



[앵커]
사회 곳곳의 마약 확산 실태 집중적으로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우리 미래 세대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마약과의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해 주십시오.

대통령도 다시 한번 마약과의 전쟁을 강조했지만 단속 만큼 중요한 게 재활 치료입니다. 

한번 중독된 사람들이 주변에 마약을 전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하지만 장기간 입소해서 치료받는 재활 합숙소가 전국에 3곳에 불과합니다.

재활과 치료가 왜 중요한지 치료를 받고 있는 20대들의 이야기를 제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마약 중독을 치료받으려고 재활시설에 들어온 사람들이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7명 중 6명이 20대입니다.

[현장음]
나는 망가질 수 있어. 그런데 내 가족이 망가지는 모습은 더 이상 보여줄 수 없어서 (재활)하고 있어요.

26살 A 씨는 호주 유학 시절인 스무살에 마약을 처음 배웠습니다.

[A 씨]
처음에는 엑스터시를 배웠는데 코카인도 잠깐 중독돼 있다가 결국 필로폰을 배우게 되면서… 한국에 왔을 때 더 이상 구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구글링하니까 되더라고요. 바로 (마약) 장사도 했고.

가까운 사람에게 마약을 건넸다고 고백합니다.

[A 씨]
(왜 전파시키게 되는 걸까요?) 그게 죄인 줄을 몰라요. 저도 친구도 줘보고 여자친구도 줘봤지만,
그때 마음은 '너 죽어봐'가 아니고, '이게 돈보다 좋은 건데 내가 너 한 번 줄게'라는 마음이었거든요.

[A 씨]
(뇌세포가 망가졌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어요?) 그렇죠.
저는 이것 때문에 군대 못갔어요. IQ가 너무 많이 떨어져가지고. 그때 IQ 58?

3개월 전부터 재활 치료를 시작한 27살 B 씨는 마약에 대한 경계심이 무너진 순간을 잊지 못합니다.

[B 씨]
클럽에 친한 형들과 갔는데 어떤 알약을 보여주면서'이거 한 번 먹어볼래' 하더라고요. 그런데 거절했어요.
형이 그걸 먹고 놀고있는 모습을 보는데 굉장히 괜찮은 거에요.
걷기도 하고 말도 잘하고 춤도 추고. 제가 먼저 말하게 되더라고요. '반 알만 줘봐.' 쾌락이 느껴지면서 천국을 맛보게 됐죠.

하지만 중독자로 산 5년은 지옥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B 씨]
잘 걷지도 못했고 숟가락 드는 것조차 힘들었어요.
마약값으로 거의 번 돈의 70%는 쓴 것 같아요. 5억 원 이상은 쓰지 않았나.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클럽이 문을 닫으면서 마약은 SNS 등 온라인에서 급격하게 번졌다고 증언합니다.

[B 씨]
중독자들이 중독자들을 만들거든요.
한 명의 중독자가 100명의 중독자를 만드는 거예요.

[A 씨]
오프라인 경제가 죽고 온라인이 살아나면서, 또 돈을 벌기 어려워지면서 마약 판매상이 증가하지 않았나.

마약을 스스로 그리고 완전히 끊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끼고 합숙소에 들어온 겁니다.

[B 씨]
본인의 의지로 할 수 없다. 신의 영역이다.

[A 씨]
음지에서 많이들 죽어요. 제가 아는 분들도 50살을 못 넘겨.

그런데 이런 재활 합숙시설은 국내에 3곳뿐, 여성이 들어갈 수 있는 시설은 없습니다.

[박영덕 /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실장]
(시설이) 많이 부족한 정도가 아니죠. 전문 치료병원에 입원하고 거기서 나와서 사회에 복귀하려면 입소자 시설이 필요합니다.

[A 씨]
20대가 잘 기억이 안 나요.(제일 예쁜 나이인데 그 때 기억이 별로 없는 거네요?)
쾌락에 빠져 논 것 그런 현상들만 살짝 살짝 기억나고. 지금은 이 문제를 해결해서 당당하게 다시 살려고요.

여인선이 간다 였습니다.

제작 : 박희웅, 김인혜
섭외 : 강전호


여인선 기자 insun@ichannela.com